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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메타버스 ‘비즈니스 신세계’] 메타버스 관련주 전성시대, 매출액·기술력에 따른 옥석가리기 필수

박지훈 기자
입력 : 
2021-06-30 16:48:22
수정 : 
2021-07-01 09: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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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열풍은 주식시장에도 예외가 없다. 국내외 기업들이 메타버스에 올라타기 위해 콘텐츠, 플랫폼,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메타버스 분야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미국 게임업체 로블록스도 지난 3월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을 마친 이후 현재 시가총액은 52조원에 달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메타버스 시장은 오는 2025년 2800억달러(약 311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현재 460억달러(약 51조원)와 비교했을 때 6배 이상의 규모다.

메타버스가 문화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은 이유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생을 지칭하는 Z세대들이 기존의 SNS나 게임 대신 로블록스, 포트나이트, 제페토와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체류시간을 길게 가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로블록스는 현재 월 사용자 수가 1억6000만 명을 상회하고 일 사용자 기준으로 4200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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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 통신 3사가 선두권 국내에서 메타버스의 강자라 하면 전 세계 10대들의 문화로 자리 잡은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를 꼽을 수 있다. 네이버Z가 운영하는 제페토의 누적 가입자 2억 명 중 10대 이용자 비중은 80%가 넘는다. 네이버는 이러한 소비층을 지속적으로 묶어두기 위해 제페토 안에서 다양한 즐길거리를 마련하기 위한 투자 및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는 아이돌 콘텐츠 IP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가 두드러진다. 네이버는 지난 2017년 와이지엔터에 대한 투자에 이어 2020년에는 SM과의 협업을 목적으로 SM 계열사에 투자를 집행하기도 했다. 올해 1월에는 하이브의 자회사 비엔엑스의 지분을 취득하면서 국내 주요 아이돌 콘텐츠 제작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 외에도 하이브, 와이지, JYP가 아티스트가 아티스트 간접참여형 수익모델 다각화의 일환으로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Z에 투자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의 고리를 강화했다. 이는 향후 아이돌 IP의 활용 확대를 통해 수익 확대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함이라 분석할 수 있다.

5G 망을 기반으로 각종 실감형 콘텐츠를 제작하고 디바이스 개발에도 투자하고 있는 통신 3사 역시 메타버스 강자로 꼽힐 만하다. 주목할 점은 지금까지의 기술과는 다르게 콘텐츠, 기술, 플랫폼사들이 협업과 동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5월 18일 과기부는 메타버스 산업생태계 발전을 위한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를 출범했다. 여기에는 현대자동차, 네이버랩스, 통신 3사, 카카오엔터, CJ ENM 등 기업 17곳과 정부, 유관기관 등 30여 곳이 참여한다. 향후 민간기업들의 정기적인 정보공유와 콘텐츠 교류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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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앞둔 기업들도 다수 기술력 갖춘 ‘프로젝트쓰리디’ 주목 메타버스 관련 기업들은 비상장 스타트업들도 많다.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에 헬스케어, 부동산 분야의 콘텐츠가 급부상하거나 XR 관련 디바이스 업체들도 상장을 준비 중이다. 다양한 신생기술이 등장하는 분야인 만큼 기업력을 가진 스타트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분야다.

다만 메타버스 관련 기업들의 경우 옥석가리기가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올해 초부터 메타버스 관련주들은 테마주 바람을 타고 주가가 무섭게 상승한 이후 조정을 거치기도 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패토’ 서비스를 운영하는 네이버, AR·VR 장비인 마이크로 OLED를 제조하는 선익시스템, 메타버스 관련 내용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한 위지웍스튜디오 등이 대표적이다.

산업이 이제 개화기인 데다 기업들의 매출도 아직까지 미미한 중소기업들이 다수인 경우도 많다. 거품을 걷은 채로 보면 최근의 주가 급등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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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메타버스 시장은 아직 초장기”라며 “아직은 플랫폼도 로블록스, 제페토, 포트나이트 등으로 제한적이고 누가 메타버스의 대세가 될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순용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변동성이 높은 시기인 만큼 실적가시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한 투자 방법”이라며 “실적가시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관련 기술력과 트랙레코드 여부가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상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메타버스 관련 기업은 맥스트, 엔피, 포아비포, 쓰리디팩토리가 있다. AR·VR 등과 관련한 기업들로 아직까지 실적이 본격화하지 않은 곳이 많아 특례상장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SM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디어유 역시 메타버스 관련 기업으로 분류된다. 지난 11일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디어유는 이르면 9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K팝 아티스트와 팬이 1 대 1 채팅 형태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구독경제 서비스 ‘버블’을 운영하고 있다. AR·VR 기기와는 관련이 없지만 광범위한 메타버스 관련주로 평가된다.

국 연구원은 “기술력과 트랙레코드가 있는 쓰리디팩토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 기업은 국내 최초로 VR 슈팅게임의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2019년 터미네이터 IP를 도입해 VR 게임을 론칭하여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쓰리디팩토리는 현재 세계적인 축구클럽 레알마드리드FC의 가상세계 구축사업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특히 국내에서는 자체 홀로그램 기술을 바탕으로 가수 김광석, 유재하, 신해철 등의 홀로그램 공연을 선보이며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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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메타버스 열풍 로블록스의 성공신화를 지켜만 봤던 미국 대형 기술 기업들은 메타버스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최근 디지털세 논의를 비롯해 독과점 이슈에 골머리를 앓고 있던 이들이 찾아낸 신사업분야가 바로 메타버스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페이스북이다. 메타버스 관련주 가운데 실질적 수혜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기업이다. 페이스북이 개발한 가상현실(VR) 기기 ‘오큘러스 2’는 세계 VR 헤드셋 시장의 56%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VR 커뮤니티인 호라이즌 서비스를 출시해 VR 콘텐츠에 있어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도 메타버스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VR·AR 플랫폼인 메시(Mesh)를 공개했다. 이는 사물이나 사람의 움직임을 포착해 이를 AR로 구현하는 플랫폼 기술이다. 이 외에 마이크로소프트는 홀로그램을 구현하는 홀로렌즈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애플은 AR 시장 선점을 위해 투자하고 있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AR로 올리는 매출이 약 10억달러로 추정되는데, 향후 AR 글라스로 추가 창출이 가능한 매출은 최대 110억달러 규모로 예상된다”며 “AR 사업 진척도가 애플 주가를 끌어올릴 핵심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빅테크 이외에 게임 분야에서도 다양한 기업들이 경쟁하고 있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게임콘텐츠를 위한 외부엔진 시장의 경우 ‘유니티 소프트웨어’의 유니티 엔진과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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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몰리자 메타버스 펀드의 등장 메타버스 열풍에 힘입어 국내 금융투자 업계에서 메타버스(Metaverse) 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펀드가 첫선을 보였다. KB자산운용은 지난 6월 14일 ‘KB 글로벌 메타버스경제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페이스북·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기 제조 기업과 오토데스크·엔비디아·유니티소프트웨어처럼 가상공간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로블록스·네이버·하이브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콘텐츠 기업을 비롯해 아마존·퀄컴·스노우플레이크 등 가상세계 인프라 관련 기업도 담는다.

구체적으로는 한국·미국·중국·일본의 메타버스 관련주 200~300개를 기본 관심 종목으로 둔 후, 국가·산업별 분산도를 고려해 최종 30~50개 종목에 투자하게 된다. 국가별 비중은 미국이 70%로 가장 높고, 산업별 비중은 하드웨어·플랫폼 관련 비중이 각각 30% 내외로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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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준 BGF리테일 대표 아바타(왼쪽)와 김대욱 네이버제트 대표 아바타가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조성된 한강공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메타버스는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로 언택트 문화 확산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글로벌 메가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현재는 메타버스가 게임·엔터테인먼트 중심으로 쓰이고 있으나 향후 산업·교육·의료·쇼핑·부동산 등 모든 영역에서 생산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기술로 활용될 전망”이라고 해석했다. 이 펀드는 ▲납입금의 1%를 선취하는 A형(연 보수 1.625%) ▲납입금의 0.5%를 선취하는 A-E형(연보수 1.275%, 온라인 전용) ▲선취 수수료가 없는 C형(연 보수 2.225%)과 C-E형(연보수 1.425%, 온라인 전용)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연금저축 및 퇴직연금으로도 가입할 수 있다.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는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서 빠르게 진화하는 메타버스 경제 수혜주를 선별해 투자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메가트렌드로 급부상 중인 메타버스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펀드를 출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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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0호 (2021년 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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