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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동영상 SW 선봬…1년새 주가 35% 뛰어

신현규 기자

입력 : 
2021-11-15 16:59:41
수정 : 
2022-06-19 18:5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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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뛰는 어도비

CD 형태로 팔던 SW제품들
구독경제 모델로 빠른 전환
시가총액 단숨에 3000억弗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디지털 콘텐츠 제작에 필수적인 소프트웨어들을 제공하는 회사 어도비의 기업가치 상승이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 10월 5일 560달러까지 떨어졌던 회사 주가는 이달 11일 현재 643달러로 1개월 새 15.5%가량 상승했다. 지난 1년 사이에 이 회사 주식은 약 35% 올랐다. 비슷한 기간에 주가가 더 많이 오른 기업들도 있었지만, 어도비만큼 강력한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 회사도 흔치 않기 때문에 미래 전망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어도비는 1982년 설립부터 세상에 없던 독보적 컴퓨터 그래픽 관련 제품들을 내놓으며 사용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회사가 설립됐을 때 만든 '포스트 스크립트'라는 언어는 당시 컴퓨터에서 제작된 문서를 출력하기 위해 필수적이었다(스티브 잡스가 이를 보고 어도비를 인수하려 했으나, 창업자들의 반대로 무산되는 일이 있었을 정도다). 이후에도 'PDF'라고 하는 문서의 표준을 만들어 냈고,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프리미어' 등과 같이 사진, 도안, 동영상 등을 만드는 데 가장 기초가 되는 제작도구들을 내놓았다.

최근에도 이런 어도비의 전통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서브스턴스3D' 같은 제품들은 메타버스 시대에 3차원 공간을 쉽게 만들 수 있는 제작도구다. 10월 말 열린 자사 이벤트 '어도비MAX2021'에서는 창작자들을 위한 각종 소프트웨어를 웹에서 가동시킬 수 있는 제품들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어도비는 독자적 소프트웨어 제품만이 아니라 독자적인 구독형 사업구조 또한 강점으로 갖고 있다. 이전에는 CD 같은 곳에 담아서 패키지 형태로 판매하던 제품들을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면서 연간구독 모델로 사업을 재빨리 전환했기 때문이다. 매년 한 차례씩 구독자들이 계약을 연장할지 말지를 평가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피드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기능 개선에 재빠른 문화를 갖춰 나가고 있다.

하지만 끊임없는 경쟁자들의 도전에 노출돼 있다는 점은 어도비에 위협요인 중 하나다. 어도비에 비해 값싸고 간편하게 그림이나 영상을 제작해 줄 수 있는 도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웹상에서 저렴하고 간편하게 디자인을 협업할 수 있는 도구인 '피그마'를 비롯해 다수의 웹 기반 동영상 편집도구들이 시장을 키워나가고 있다. 최근 3분기 실적발표에서 어도비의 주력 제품인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의 연 단위 반복 매출(ARR)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자 주가가 급락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경쟁자들의 위협에 어도비의 주력 제품 매출이 떨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 시장에 번진 것이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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