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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새 주가 2배, FSN에 무슨 일이?…메타버스, NFT 미래 준비 결실

  • 박수호 기자
  • 입력 : 2021.12.10 17:18:21
FSN.

생소한 상장사다. 그도 그럴 것이 불과 한 달 전 ‘퓨쳐스트림네트웍스’에서 이름을 바꿔 재상장했기 때문. 그사이 액면병합도 했다. 액면가 100원에서 500원 병합 절차에 따라 FSN의 상장 주식 수는 기존 1억3056만8553주에서 2611만3710주로 줄었다.

11월 8일 거래 재개 첫날 FSN 주가는 종가 기준 5450원. 그런데 한 달이 채 안 돼 한때 1만30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 FSN 어떤 회사?

FSN은 애드테크 기업 카울리 서비스로 2016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카울리는 국내 모바일 광고 네트워크 1위 기업이다.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카울리 자체 서비스만으로 올해 3분기 누적 약 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정도로 탄탄하다.

여기에 더해 자회사 경쟁력도 만만찮다. FSN 자회사로는 디지털 광고 대행사로 업계에서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애드쿠아인터렉티브, 마더브레인, GIDD, 검색광고 회사인 레코벨 등이 포진해 있다.

관계사인 딩고의 킬링보이스 아이유 영상은 유튜브에서 올해 국내에서 가장 인기를 얻은 영상으로 선정되었다.

관계사인 딩고의 킬링보이스 아이유 영상은 유튜브에서 올해 국내에서 가장 인기를 얻은 영상으로 선정되었다.

회사 관계자는 “광고주가 필요로 하는 광고 마케팅의 모든 영역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전년 취급고는 4014억원으로 대기업을 제외한 독립 디지털 대행사 기준으로 1위이며 자체 미디어 에이전시인 NMG를 통해 전문적으로 매체를 운영, 집행한다. 애드테크 부문부터 특히 디지털과 모바일 부문에 경쟁력이 있는 여러 회사들 연합에 성공한 FSN은 국내 모바일 광고 부문 취급고도 1위”라고 소개했다.

일찌감치 해외 진출도 해뒀다.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대만, 싱가포르 등에도 업계 상위 디지털 마케팅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특히 베트남 자회사인 클레버그룹은 올해 베트남 증시 상장에 성공하며 시가총액만 500억원에 이른다. FSN의 글로벌 자회사인 FSN ASIA는 내년 1분기 내 싱가포르 증시 상장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FSN은 딩고와 함께 티아라 컴백을 기념한 NFT를 발매하였고, 레전더리 NFT 300점을 완판했다.

FSN은 딩고와 함께 티아라 컴백을 기념한 NFT를 발매하였고, 레전더리 NFT 300점을 완판했다.

* 지분 투자해 직접 키우기도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D2C 커머스 분야다. D2C란 ‘Direct to Consumer’의 준말. 백화점, 온라인 플랫폼 등을 거치지 않고 브랜드 회사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을 뜻한다. 이는 FSN 자회사 부스터즈가 담당한다.

성공 사례도 이미 많다.

음료에 수분 보충(하이드레이션) 개념을 접목한 ‘링티’가 대표적이다. 부스터즈는 링티에 일부 지분을 투자하고 디지털 마케팅을 전담, 연평균 250% 이상 매출을 성장시켰다. 링티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300억원을 돌파했다. ‘띠라렉 디닥넥’으로 알려진 에어리프도 단일 제품으로 이미 150억원의 매출(누적 기준)을 넘어섰다. 아마존 1위 시즈닝(뿌리는 양념)으로 알려진 김치 시즈닝, 아마존에서 유아동용 텐트 ‘플레이 하우스’로 해당 카테고리 1위를 차지한 바 있는 ‘쁘띠메종, 키 성장 건강기능식품 ‘키클래오’도 부스터즈와 손잡은 후 급성장하고 있다.

부스터즈 관계자는 “내년에는 탈모샴푸 등 탁월한 기능성을 가진 파트너들과 함께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옐로모바일 리스크’도 벗어나

FSN 최대주주는 연초만 해도 옐로모바일 계열 옐로디지털마케팅이었다. 옐로디지털마케팅은 지난해 11월부터 미국 IT 기업 ‘PSI인터내셔널’에 360억원 규모 지분 매각을 진행해왔지만 매각은 최종 불발됐다.

대주주 지위가 흔들리자 투자 시장에서는 FSN을 불안하게 보는 시각도 많았다. 상장사지만 당시에는 증권사 종목 보고서 하나 나오지 않았다.

이에 2대주주 신창균 전 FSN 대표, 서정교 애드쿠아 당시 공동대표를 비롯 자회사 대표, 주요 주주 등이 연합, 제이투비라는 법인을 설립했다. 그리고 올해 6월 제이투비가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옐로모바일로부터 7년 만에 계열 분리에 성공했다.

매출 역시 매년 성장세에 있으며 FSN은 증권가 추산 올해 2000억 이상으로 역대최대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출 역시 매년 성장세에 있으며 FSN은 증권가 추산 올해 2000억 이상으로 역대최대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증권가도 호평

증권가는 화답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보고서를 내며 본격 FSN의 실적 개선 가능성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하나금투 보고서는 올해 FSN 예상 매출액을 2171억원, 영업이익을 112억원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32.8%, 영업이익 증가율은 161.1% 늘어난 수치다. 새해 전망은 더욱 밝다.

하나금융투자의 내년 예상 매출액은 2583억원, 영업이익은 47.7% 증가한 166억원이다. 최재호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FSN 자회사 가치만 2000억원을 웃돈다”며 “ECHO, SNAP 등 블록체인을 활용한 콘텐츠 저작권 보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FSN 본사. 한국과 아시아의 38개 디지털 마케팅과 테크, 커머스 관련 회사의 연합이다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FSN 본사. 한국과 아시아의 38개 디지털 마케팅과 테크, 커머스 관련 회사의 연합이다

* 메타버스, NFT 신사업도 결실

FSN이 증시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다. 메타버스, NFT 등 요즘 ‘핫’한 테마 사업을 일찌감치 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FSN은 이미 2018년부터 식스네트워크(SIX network)라는 창작자들과 콘텐츠 저작권과 보상을 블록체인 기술로 보호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태국 3대 금융기관에 콘텐츠를 담보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받는 상품을 출시했으며 스냅(SNAP)이라 부르는 블록체인 저작권 관리 앱을 카카오 지갑인 클립에 연동하기도 했다. 올 6월엔 디파이(DeFi·블록체인 기반 탈중앙화 금융) 사업을 위해 개발한 탈중앙화거래소(DEX) 플랫폼 ‘디피닉스(definix)’ 서비스도 시작했다. 디피닉스에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을 예치하면 AI(인공지능)가 자동으로 투자하고 이자도 지급한다. 현재 디피닉스에서 14개의 디지털 자산 투자 상품이 운영된다.

이뿐 아니라 FSN은 상장사 최초로 K-POP IP를 활용해 발 빠르게 NFT를 발매하기도 했다. FSN이 최대주주로 있는 메이크어스가 최근 컴백 앨범을 발매한 티아라는 중화권과 동남아 인기에 힘입어 발매 당일 가장 가격이 높은 NFT 상품 300건을 완판하기도 했다.

서정교 FSN 대표는 “FSN은 이미 4년 전부터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식스네트워크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었다. 국내와 아시아를 합치면 임직원 수만 1400명이 넘으며 이 중 300~400명이 디지털 플랫폼을 자체적으로 구축 개발하는 분야에 일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했고 모든 사업이 성장세에 있는 만큼 곧 시장의 재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박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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