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로 '신흥국'을 주시해야 한다. 지난해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는 유례없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났다. 중국 주식시장 약세와 신흥국 시장의 동반 부진이 그것이다. 현재 신흥국 할인이 과도하다는 점은 사실이다. 따라서 단기적 관점에서 신흥국에 기회가 출현할 수 있다.
넷째는 '메타버스'다. 주목할 점은 발전 속도가 눈부시게 빠르다는 것이다. 경제와 기업 성장의 주도권이 유형 투자에서 무형 투자로 넘어가면서 이미 전통적인 밸류에이션 척도들에 대해 무용론이 대두되고 있다. 그런데 눈에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가치도 측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판단의 혼란에 직면할 수 있다.
다섯째는 '지정학'이다. 가장 큰 우려는 미·중 패권 경쟁하에서 전 세계가 진영화되는 시나리오다. 이와 관련해 미국이 의도하는 공급망 재편 향방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마지막은 '인플레이션'이다. 컨센서스는 올해 후반으로 갈수록 물가 급등이 진정될 것으로 본다. 공급망 교란, 노동비용 상승 등으로 인한 상승 요인이 완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 후퇴 이후 경제 정상화 국면 초기에 출현하는 인플레이션은 기업에 우호적이다.
하지만 세계화의 후퇴와 같은 구조적 변화들로 평균적인 인플레이션이 어느 수준까지 부상할지에 대해서는 일치된 견해가 없다. 따라서 장기적 관점에서 점진적 인플레 헤지 전략이 계속 필요하다.
올해의 키워드는 전 세계 위험자산 가격을 전반적으로 상승시키기보다 제약하고 변동성을 높일 소지가 있는 것들이다. 상반기까지는 포트폴리오에서 위험자산 비중을 확대하기보다는 각각 키워드가 제공하는 기회에 선별 집중하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본다.
[유승민 삼성증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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