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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블록스 급락…실적 부진에 고전하는 메타버스株

  • 김기진 기자
  • 입력 : 2022.02.20 13:23:35
로블록스를 비롯한 메타버스(현실과 연결되는 가상세계) 관련 주식이 연일 하락세다.

2월 16일 로블록스는 전일 대비 26.5% 하락한 53.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월 15일 발표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 탓이다. 2021년 4분기 로블록스 매출은 5억6880만달러다. 월가에서 예상했던 6억400만달러보다 적다. 순손실은 1억4330만달러로 전년 동기 순손실액인 5874만달러의 두 배 이상이다. 이용자가 로블록스에서 보낸 시간도 직전 분기 대비 3.6% 감소했다.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오프라인 수업이 다시 시작되고 야외 활동이 늘어나며 메타버스에서 시간을 보내려는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또 다른 메타버스 관련주인 메타(페이스북) 역시 힘을 못 쓴다. 올해 들어 2월 17일까지 주가가 38.65% 빠졌다. 같은 기간 나스닥종합지수 하락률인 13.37%의 세 배가량 된다. 실적 부진과 더불어 메타버스 신사업 불확실성이 주가를 끌어내리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메타는 지난해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사명을 바꾸기까지 하면서 메타버스를 새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관련 사업부서는 지난해 순손실 102억달러를 기록했다. 디지털 컨설팅 기업 퍼블리시스사피엔트 소속 애널리스트 라즈 샤는 “메타가 추진하는 메타버스 사업을 현실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 수익을 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 밖에 메타버스 관련 종목에 투자하는 ‘Roundhill Ball Metaverse ETF’도 올해 초부터 2월 17일까지 손실률 20.66%를 기록했다.

이처럼 메타버스 관련주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메타버스 거품론에 무게가 실린다. ‘실체가 없다’ ‘기존 기술에 새로운 이름을 붙인 것일 뿐이다’라는 회의론이 힘을 받는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의견을 고수한다. 아직은 시장 초기 단계라 관련 기술, 서비스 등이 완벽하지 않을 수 있지만 투자가 늘고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가상인간 등 연관 기술이 발전하면 메타버스 시장 역시 성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플랫폼비즈니스팀은 “여전히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이 메타버스 산업에 관심을 보이며 투자를 늘리고 있다. 관련 제품과 서비스도 계속해서 등장한다. 최근 관련 종목 주가 하락은 메타버스 산업 자체의 문제보다는 금리 인상 우려에 따른 전반적인 자산 시장 조정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김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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