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씨티그룹이 "메타버스 관련 종목들의 투자 매력이 많아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최근 기술주 주가가 폭락했지만 메타버스 산업의 성장성이 여전하다는 판단에서다.

9일(현지시간) 투자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보고서에서 “메타버스는 가장 화제성이 높은 유행어”라며 유망 투자처로 메타버스 종목들을 조명했다. 이 같은 의견은 올 들어 주가 하락이 두드러지는 메타버스 업계의 상황과는 대조된다. 메타버스를 주제로 한 ETF 중 규모가 가장 큰 라운드힐볼 메타버스 ETF는 이날 8.8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1월 3일) 대비 주가가 42%나 빠졌다. 같은 기간 16% 하락한 S&P500지수보다 낙폭이 컸다.

씨티그룹은 메타버스 관련 종목들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내는 대신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메타버스와 이를 구현하는 환경인 ‘웹3.0’ 의 시장 규모가 2030년 최대 13조달러(약 1경65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주가가 떨어지면서 오히려 메타버스 종목들에 투자할 유인이 늘었다는 게 씨티그룹의 판단이다. 메타버스 투자 포인트로는 △운영체제 △블록체인 프로토콜 △사용자 인터페이스 △증강현실 장비 △연산 인프라 등 5개 분야를 꼽았다.
메타플랫폼 미국 실리콘밸리 본사 앞에 설치된 로고.  /사진=AP
메타플랫폼 미국 실리콘밸리 본사 앞에 설치된 로고. /사진=AP
씨티그룹은 하드웨어, 반도체, 통신 등의 업종에서 47개 종목을 유망주로 추렸다. 특히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업종에서 메타버스 기술과 사업의 연계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메타버스 플랫폼과 가상현실(VR) 헤드셋 장비를 동시에 갖춘 메타, 3D 엔진 개발사인 유니티소프트웨어, 동남아시아 증강현실(AR) 업체인 위르아시아 등이 메타버스 대표 종목으로 분류됐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중국 게임사인 텐센트와 넷이즈, 하드웨어 개발사인 일본 소니도 메타버스 유망 종목으로 선정됐다. 반도체 분야에선 엔비디아, 대만 마이크로스타 인터내셔널(MSI) 등이 꼽혔다. 그래픽카드 개발에 강점이 있는 업체들이다.

씨티그룹은 메타버스가 주력 사업은 아니지만 투자할 만한 다른 업체들도 함께 소개했다. 애플, 인텔, 퀄컴, AMD 등의 대형 기술업체를 비롯해 버라이즌, 티모바일, AT&T 등의 미국 통신사, 에릭슨, 노키아 등의 네트워크장비 업체가 추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