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6월 13일(목)
에너지경제 포토

성철환

cwsung@ekn.kr

성철환기자 기사모음




[이슈&인사이트] 산업용 메타버스 한국이 주도하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8.04 10:19

오상규 ㈜메타클 대표/서강대학교 대우교수

2022080401000196100007551

▲오상규 ㈜메타클 대표/서강대학교 대우교수

메타버스가 산업현장에 어떤 식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 또한 기대효과는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이 부쩍 커지고 있다. 게임산업에서 메타버스가 대표적 플랫폼으로 일반 대중에게 알려져 있는 상황에서 산업현장에 적용된 메타버스의 성공사례를 찾기란 사실 쉽지 않다.

아직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인 만큼 메타버스 패러다임이 산업현장에 어떻게 적용되고 어떤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지 확정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특정 산업분야에 대한 일정 수준의 도메인 지식과 메타버스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기술들을 기반으로 적용 가능한 분야와 방식, 그리고 효과에 대한 예측은 가능하다.

메타버스 관련 몰입 기술에 의한 혁신이 가능한 산업분야로 헬스케어 및 의료, 교육·훈련, 자동차·조선·제조, 마케팅·광고, 물류·운송, 유통·전자상거래, 국방, 부동산, 관광 등 거의 모든 산업분야로 메타버스의 적용 가능성은 끝없이 확장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걸림돌도 있다. 바로 대상 산업의 도메인 특성과 메타버스 기술과의 유기적 융합이라는 난제가 도사리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4R(AR, VR, XR, MR) 등 주로 게임산업에서 구축된 3D 그래픽 엔진 구현기술 개발 인력들은 제조·유통 산업현장을 잘 알지 못하며, 반면 해당 산업의 도메인 지식을 가진 전문 인력들은 메타버스의 개념 및 기반 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메타버스 산업의 경우, 굳이 현실세계와 상호작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현실세계의 외형적 모방만으로도 충분히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산업용 메타버스의 경우 현실세계와 가상세계가 상호작용을 통해 연결되므로 현실세계의 외형뿐 아니라 내면적 메커니즘까지가 그대로 가상세계로 복제되어야 한다. 이는 많은 시간과 투자를 필요로 하기에 산업용 메타버스의 실체가 드러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선산업을 대상으로한 메타버스의 산업현장 적용 가능성을 살펴보자. 먼저 선박의 수주 단계에서는 메타버스 기반으로 완성될 선박의 시뮬레이션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 메타버스 기반 선박 수명주기관리(PLM) 플랫폼을 통해, 주문서에 명시된 기본사양만으로도 선박의 건조에 필요한 자재 및 부품 단가를 정밀하게 산출해 내는 것이 가능하여 입찰가격 측면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된 디지털 트윈 선박은 기존 2D 설계도면과 함께 조선사에 전달되어 선박 건조 작업 과정에서 실시간 AR 비파괴검사 작업 등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선주에게 완성된 배와 함께 인도되어 교육·훈련·정비가 가상환경에서 진행되고 관리될 것이다. 그야말로 수주·설계·건조 및 운영 등 선박의 수명 전주기에 걸쳐 메타버스가 연결되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

비록 조선산업의 예를 들었지만 사실 앞에서 살펴 본 메타버스 적용 사례는 자동자, 항공기, 건축 등 최소한 CAD 기반의 모든 산업현장에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메타버스는 이제 특정산업의 기술이 아니다.

메타버스는 우리의 생활과 작업 환경을 텍스트 기반에서 이미지 기반으로, 2D/3D 기반에서 3D/4D 기반으로, 물리적 제약을 받는 현실세계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가상세계로 전환해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현실세계와 가상세계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향후 국가의 산업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이며, 더 나아가 전 산업을 혁신할 기술이다. 종국에는 AI(인공지능)와 결합되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이 기술을 우리가 하루빨리 확보하여 메타버스가 산업현장 곳곳에 적용될 그날을 기대해본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