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산업기술연구원 웨비나 캡처. |
[소셜밸류=이호영 기자] 글로벌 메타버스 주도권을 쥔 한국은 선두에 적합한 퍼스트 무버(선도) 전략을 취하면서 기술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 접근으로 메타버스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술과 콘텐츠, 사업 등 주요 3가지 요소 다방면에서 메타버스 적용과 확대를 고민하되 메타버스 글로벌 스탠다드 수립 활동 등에도 더 많이 역할해야 한다는 것이다.
30일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정형수 교수(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 대학)는 '메타버스의 현재 동향과 미래 전망' 웨비나에서 "플랫폼 이용자의 단순한 상호작용을 넘어 경제활동이 가능한 가상세계인 점이야말로 메타버스에 주목하는 이유"라며 "글로벌 IT 기업들은 메타버스를 새로운 미래로 인식하고 있다. 한국은 이들 글로벌 국가보다 약 1년 정도 빠르게 이런 메타버스 시장을 주도하며 이끌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은 게임 산업을 중심으로 메타버스가 도입돼 이미 다양한 것들이 진행됐다. 다음 단계 성장기로 가는 과도기"라며 "향후 5년간 메타버스가 실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결됐을 때 엄청난 성장을 예상한다. 게임(가상)과 실생활(현실) 사이에서 실생활에 더 많이 유익한 것들이 나오면 그렇게 될 것"이라고 했다.
메타버스(초월+세계) 핵심 중 하나는 커뮤니티다. 이를 기반으로 기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등을 토대로 확장현실 기술과 경제활동을 가능케하는 블록체인 기술 결합으로 또 다른 디지털 경제 생태계 메타버스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정형수 교수는 "메타버스는 지속적으로 발전돼온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보다 확장현실(XR)로서 현실보다 더 확장된 가상 세계"라며 "웹 2.0에서는 테크 자이언트들이 이득을 보는 구조였다면 메타버스는 웹 3.0으로서 창작자 참여자들이 이득을 보는 그런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했다.
정 교수는 기술과 콘텐츠, 사업(비즈니스) 3가지 요소가 핵심인 메타버스 적용에서 기술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 접근으로 사람이 처한 문제점을 파악해 개발된 기술이나 기술을 좀 더 개발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술이 이끌면 실패가 많을 것 같다"며 "우리 필요에 따라 기술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 공익적인 부분을 보고 사람을 살리는 접근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우리에게 모든 기술이 연합된 메타버스 공간이 주는 기회는 무한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은 인증도 가장 발달한 국가"라며 "메타버스 공간 내에서 어떻게 결제할 것이냐, 인증할 것이냐 지점에서는 '옷을 꿰매기 위해선 창이 필요없고 바늘만 필요하다'며 적정 기술의 중요성을 말한 원효 대사 직관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다.
정형수 교수는 "메타버스 분야 일등 한국은 남들을 따라 할 필요가 없다"며 "모방하는 따라가는 전략이 아닌 선도 전략이 필요하다. 단지 선도자로서 비용도 많이 들고 용기도 필요하고 정부 지원도 필요한 것"이라고 봤다.
그는 "무역이 경제 중심인 우리 한국에 디지털 무역 길이 열렸다"며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한다' 홍익 인간이라는 좋은 이념과 문화 소프트웨어의 강력함, 가장 높은 혁신 지수를 바탕으로 선도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메타버스는 기술이 아닌 사실상 커뮤니티 기반의 또 다른 세상이니까 기술과 우리가 보유한 콘텐츠를 잘 활용하면 한국은 글로벌 무대에서 점점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메타버스 주도국으로서 정부와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도 있다고 봤다. 정 교수는 "정부가 올해도 메타버스를 신대륙으로 여기고 디지털 경제, 디지털 영토 선점에 나섰지만 애초부터 한국과 글로벌 기업이 협력해 여러 프로젝트들을 글로벌 수준에서 진행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이어 "메타버스에 힘을 싣는 글로벌 많은 기업들이 한국을 의식할 정도"라며 "그러나 우리는 엄청난 계획과 미팅 등을 벌이면서도 우리 자신 한국에만 너무 매몰돼있는 느낌"이라고 했다.
또 "정부와 한국 기업이 글로벌을 리딩하는 어떤 모임과 주도 움직임에 더 많이 참여하며 글로벌 스탠다드, 거버넌스 등 룰을 정할 때 제안도 활발히 하면 좋겠다. 아예 처음부터 전략적으로 국내만 아니라 해외와 공동 협력해 미국이나 유럽에서 사용하도록 하는 접근도 필요해보인다"고 했다.
현재 메타버스 개념 자체는 글로벌 특정 국가가 아니라 유럽이나 미국 등지와 잘 연계, 공유돼 있다. 영국 경우 글로벌 팬데믹 기간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한 공연, 예술 분야에서 잘 발달된 편이다. 특히 환자 치료를 위한 가상 교육 등도 많이 시도됐다. 현직 의사가 시작한 영국 의료 교육 스타트업 '버티(VIRTI)'가 일례다. 미국까지 진출하며 성공한 사례다.
메타버스 가상 공간 내 콘텐츠를 만드는 자체가 많은 시간과 비용을 요구하는데 이외 한 기업은 어린이 병원 심폐 소생술 시뮬레이션 환경을 인공지능으로 병원·기차 등 10가지 시나리오로 쉽게 바꿀 수 있다. 해당 기업은 글로벌 20개 병원에 이런 인공지능 시뮬레이션 기능 환경 플랫폼을 공급한다. 인공지능 기반 70~80대 가상현실 폐재활 훈련에도 응용된다. 이처럼 가상현실이 정신 건강과 웰빙까지 다룰 것으로 기대된다.
메타버스는 게임, 교육이나 훈련 프로그램, 콘서트와 패션쇼, 경매까지 다양하게 많이 쓰이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은 미술관이나 박물관 교육 등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모나리자 가상현실 체험이 일례다. 최영옥 교수(브루넬 유니버시티 런던)가 연구 중인 작품 감상 등 교육 프로그램 일환 '더 키퍼 오브 페인팅즈', 새를 주제로 자연을 학습하는 '더 키퍼 오브 버즈', '더 키퍼 오브 카운슬' 등도 있다. 최 교수는 문화 부문에서 디자인과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을 통한 사용자 경험 향상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이런 메타버스 교육은 사회적 혁신 디자인에 초점을 두고 생산자와 사용자, 여러 이해 관계자가 결과물 생산 단계부터 협업하는 '코디자인' 접근을 취한다. 현재 메타버스 교육으로 기대하는 것은 바로 사용자 간 상호작용 향상 효과다.
최 교수는 "해당 박물관, 갤러리 프로젝트는 사용자 경험치를 높이기 위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어떤 식으로 활용할 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메타버스는 장소에 구애 없이 훈련 등에서 어떤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상호작용도 메타버스 장점 중 하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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