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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주하는 게임株 ‘NFT’ ‘P2E’ 한마디에 묻지마 급등

  • 반진욱 기자
  • 입력 : 2021.11.12 15:21:57
  • 최종수정 : 2021.11.12 15:47:00
p2e, nft를 앞세운 게임 주들의 상승세가 이어진다. p2e 선두주자로 뽑히는 위메이드의 미르4는 글로벌 사용자가 130만명을 돌파했다. (위메이드 제공)

p2e, nft를 앞세운 게임 주들의 상승세가 이어진다. p2e 선두주자로 뽑히는 위메이드의 미르4는 글로벌 사용자가 130만명을 돌파했다. (위메이드 제공)

게임 종목 주가 상승세가 매섭다. 실적 발표가 끝나는 기업마다 주가가 폭등한다. 실적이 나빠도 관계없다.

비결은 ‘NFT’와 ‘P2E’다.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난 기업도, 신작이 지지부진한 회사도 미래 계획에 ‘P2E’ ‘NFT’ 두 단어만 등장하면 ‘묻지마 투자’가 이어진다.

게임주가 원래부터 잘나가지는 않았다. 올해 10월까지만 하더라도 신작 흥행 동력이 떨어지면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암울하던 게임 주 전망을 바꿔놓은 기업은 위메이드다. 세계 시장을 겨냥해 만든 게임 ‘미르4’ 글로벌 대흥행에 성공하며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P2E’ 개념을 도입하며 만든 ‘흑철 서비스’가 호평을 받았다. P2E는 ‘Play to Earn’의 줄임말로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버는’ 시스템을 가리킨다. 위메이드는 미르4글로벌에서 얻을 수 있는 게임 아이템 ‘흑철’을 암호화폐 위믹스로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을 게임에 도입했다. 취미가 곧 돈이 되는 시스템에 열광한 이용자들이 미르4글로벌로 몰려들었다. 코인·NFT 시장과 게임의 결합 가능성을 엿본 투자자들은 위메이드에 집중 투자했다. 그 결과 위메이드 주가는 9월 13일 5만9000원에서 11월 12일 18만9800원으로 치솟았다. 3개월 만에 3배 넘게 올랐다.

위메이드의 성공 이후 ‘P2E’ 모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P2E’를 시도하는 다른 게임 기업에도 돈이 몰렸다. 특히 게임 관련 NFT 콘텐츠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펄어비스와 엔씨소프트의 경우 부진한 실적에도 주가는 오히려 상승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에 비해 74.8% 감소한 펄어비스는 실적 발표 날인 11월 10일, 주가가 장중 한때 12만3900원까지 올랐다. 전일 종가 대비 8.39% 상승한 수치다. 콘퍼런스콜에서 ‘게임 관련 NFT 콘텐츠’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게 호재로 작용했다.

11월 11일에는 엔씨소프트 주가가 30% 가까이 급등했다. 2015년 1월 28일 이후 6년 만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2020년 대비 반 토막이 났는데도 매수 행렬이 이어졌다. ‘NFT를 적용한 게임을 내년에 발표할 예정’이라는 발표자의 발언 덕분이다.

P2E와 NFT를 새로운 성장 동력을 내세우며 몸값을 높이는 게임업계지만 지나친 ‘장밋빛 전망’은 주의해야 한다는 게 업계와 전문가들 의견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법적으로 게임 아이템 거래를 현금화하는 게 불법인 데다가 ‘사행성’ 논란으로 이어질 위험도 높아서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아무리 P2E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게임 자체가 재밌어야 한다. 게임 작품성을 갖추지 못하고 채굴 기능만 강조한다면 그 순간부터는 게임보다는 ‘채굴 프로그램’으로 전락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동근 크래프톤 CFO는 “게임 내 재화나 콘텐츠가 의미를 가지려면 결국 게임 자체의 경쟁력과 재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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