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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E게임, 국내는 ‘불가’ 해외도 ‘글쎄’…해답은?

오병훈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법원이 사실상 국내 플레이투언(Play-to-Earn ,이하 P2E) 게임 출시 불가 판정을 내린 가운데, 국내 게임사들이 해외 P2E 게임 서비스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해외 시장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가상자산 시장 위기가 지속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이용자 관심을 받고 있는 블록체인 게임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초심으로 돌아가 게임성 높은 블록체인 게임 지식재산권(IP)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네오위즈, 넷마블, 컴투스홀딩스 등 국내 주요 게임사가 P2E 게임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한 기반 다지기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해당 게임사들은 자체 개발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함과 동시에 플랫폼 내에 회사 게임 IP를 연동하는 등 블록체인 생태계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게임업계가 P2E 게임과 관련해 해외 진출에 집중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국내에서는 P2E 게임 출시가 불가하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행정법원도 게임사 스카이피플이 개발한 P2E 게임 ‘파이브스타즈 포클레이튼(이하 파이브스타즈)’에 대해 서비스 중단 조치를 내린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국내는 가망 없다” 해외로 눈 돌린 게임사들=이번 판결로 국내 P2E 게임 출시 가능성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해당 판례가 국내 P2E 게임 출시 규제 근거에 더욱 힘이 실었기 때문이다. 스카이피플도 행정법원 판결 이후 파이브스타즈 국내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

다만, 판결 여부와 관계없이 해외 서비스는 지속 확장하겠다는 입장이다. 스카이피플은 지난 13일 판결 직후 입장문을 통해 “소송 여부와 별개로 프로젝트는 글로벌 서비스를 예정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넷마블, 컴투스홀딩스, 네오위즈 등 P2E 사업 확장 중에 있는 주요 게임사도 해외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블록체인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블록체인 기업과 협업 관계를 구축하고, 해외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를 위한 커뮤니티를 개설하는 등 행보를 이어간다.

넷마블은 블록체인 게임 ‘메타월드:모두의마블’과 관련해 1분기 중 해외 커뮤니티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네오위즈는 올해 중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인텔라엑스(X)’ 출범을 앞두고 국내외 기업으로부터 150억원 신규 투자금을 유치했다. 컴투스홀딩스는 최근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엑스플라(XPLA)’ 확장을 위해 다양한 해외 블록체인 기업을 블록체인 검증자 그룹으로 합류시킨 바 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사업 초기 단계부터 이런 상황을 염두하고 개발을 시작했다”라며 “이미 많은 게임 업계가 글로벌향으로 블록체인 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 출시를 못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사업 자체에 치명적인 결과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해외 블록체인 시장도 ‘글쎄’ 해답은 게임성 확보=하지만, 해외 P2E 시장 상황도 녹록치 않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FTX 파산 사태 등으로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이 얼어붙은 탓이다. 많은 가상자산 홀더(투자자)가 시장을 떠나면서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 Fungible Token, 이하 NFT) 및 코인 가치도 하락했다.

국내 게임사가 발행한 가상자산도 여파를 피할 수 없었다. 넷마블 마브렉스가 발행한 코인 ‘마브렉스(MBX)’ 경우 빗썸 거래소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5일 개당 4200원에 거래됐으나, 지난 17일 1784원까지 떨어졌다. 네오위즈홀딩스 블록체인 자회사 네오플라이가 발행한 코인 ‘네오핀(NPT)’도 같은 기간 1520원에서 1332원으로 하락했다. 컴투스홀딩스 ‘엑스플라(XPLA)’ 코인은 코인마켓캡에서 지난해 11월5일 오전 9시 기준 663원에서 지난 17일 오전 9시 기준 534원으로 하락했다.

아울러 게임성 부족으로 인해 지속적인 흥행을 이어가는 블록체인 게임 사례가 드물다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다수 블록체인 게임이 출시 직후 ‘반짝’ 인기몰이 후 이용자 급감 등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지금까지 이용자 관심을 끌었던 해외 블록체인 게임 경우 출시 직후 게임을 통해 가상자산을 채굴하려는 ‘투자자’ 관심을 받은 것이지, 게임을 즐기기 위한 ‘게이머’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P2E 게임 선두주자로 불리던 게임 ‘액시인피니티’도 지난 2021년 이용자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가 불과 1년만에 이용자 수가 크게 떨어진 바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1월 270만명 수준이었던 일간활성이용자(DAU) 수는 지난해 3월 150만명까지 감소했다.

이에 따라 게임 업계에서도 건전한 블록체인 게임 시장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P2E 요소 개발보다 게임성을 높이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블록체인 정체성도 어디까지나 ‘게임’에 있으며, 게임 흥행 척도는 수준 높은 게임성으로 결정된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는 비판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결국 블록체인 게임 활성화 여부도 결국 게임성에 달렸다. P2E에만 몰두하다가 그 당연한 사실을 놓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싶다”며 “P2E를 목적으로 보기보다는 하나의 수단으로 바라봐야 한다. 실제로 많은 국내 게임사가 이미 ‘P2E’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 이유도 거기에 있지 않나”고 성토했다.
오병훈
digim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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