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굴리면 손해"…청년 2명 중 1명, 주식·코인 '빚투 경험'[청년이 바꾼다-금융·재테크]③

청년재단 설문조사…주식·가상화폐 투자그룹서 불만족도↑
'여전히 투자의향 있다' 84%…'안정적인 금융상품' 선호 높아

[편집자주] 금리 인상의 여파가 매서운 겨울입니다. 학자금 대출과 생활비, 주거비를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지만 아직 사회초년생인 2030세대에겐 이 겨울 한파가 더욱 매서울 수밖에 없습니다. 청년세대를 위한 정책을 고민하는 청년재단과 <뉴스1>이 이번엔 청년의 건전한 부채관리와 금융재테크를 중심으로 2번째 기획을 꾸렸습니다. 아무쪼록 2000명의 진심 어린 설문이 사회의 출발선에 선 청년들을 위한 금융지원책에 널리 반영됐으면 좋겠습니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불과 지난해까지만해도 세대를 불문하고 투자 열풍이 불었던 걸 기억하시나요. 코로나19 시기 초저금리와 풍부해진 유동성에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전례없는 호황기를 맞으면서 너 나 할 것 없이 투자에 뛰어들었습니다. 

사회초년생과 학생들인 2030 세대도 예외가 아니었는데요. 자금력이 없는 이들조차 대출을 받아 투자를 하는 사례가 늘면서 '빚투(빚을 내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습니다. 3040이 되기 전에 경제적 독립에 성공해 경제활동에서 은퇴를 선언하는 '파이어족' 사례도 속속 등장하면서 청년층의 투자열기에 불을 붙였습니다. 

◇청년 2명 중 1명 "무리한 대출 등으로 투자"…주식·부동산·코인 순

실제 뉴스1이 청년재단에 의뢰해 지난 11월 22~30일 2030 청년 20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 2명 중 1명은 무리한 대출 등을 통해 투자를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50%였는데요. 이 중 절반(25.2%)은 주식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동산 투자는 9.4%에 해당했습니다. 뒤를 이어 △가상화폐(8.9%) △펀드 등 금융상품(5.5%) △파생상품(1%)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주식과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고 답한 그룹에서 투자에 대한 불만족도가 각각 69.1%, 87.6%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자산시장 중 주식에서 가장 먼저 하락세가 두드러졌고, 가상화폐는 5월부터 루나·테라 사태를 시장으로 대형 거래소가 문을 닫는 등 악재가 겹치며 피해가 집중된 점 때문으로 보입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84% 투자 긍정답변…12% "안 좋은 경험, 투자 안 한다"

그럼에도 청년들은 여전히 투자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향후 투자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84%가 긍정적으로 답변했거든요. 우선 가장 많은 응답자의 36%는 투자경험이 없다며 안정적인 금융상품에 가입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자산시장이 하락조정기에 접어들면서 수익률이 낮아도 안정적인 투자를 택하겠다는 것입니다. 응답자의 30%는 투자 실패 등 안 좋은 경험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투자를 알아보겠다고 했고, 18%는 투자 결과에 만족하고 투자에 긍정적이라고 답했습니다.   

해당 항목에서는 주식·펀드 투자 경험이 있는 응답자들일수록 긍정도가 86.6%, 75.3%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가상화폐는 상대적으로 낮은 62.5%의 긍정도를 보였습니다. 

나머지는 투자에 부정적인 답변을 택했습니다. 12%는 안 좋은 경험으로 향후 투자하지 않겠다고 했고, 4%는 투자 결과에 만족하지만 향후 투자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답했습니다. 

◇'통장에 돈 넣으면 손해' 광풍에 떠밀리듯 투자한 2030

설문조사에 참여한 청년들로부터 접수한 자유의견에서는 많은 이들이 경제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투자 열풍이 불던 당시 '통장에 돈을 넣어두면 손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장에 대한 이해 없이 떠밀리듯 투자 열풍에 몸을 싣게 됐다는 겁니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은 적이 없으며, 유튜브나 재테크 관련 서적 등을 통해 독학을 했다고 의견을 낸 이들이 많았습니다. 

한 응답자는 "스스로 책을 찾아봤으나 혼자 이해하기에 어려웠다"며 "고등학생 때까지 제대로 된 경제 교육이 교육과정에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이 응답자는 "가정에서 경제 교육을 해줄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나라에서 나서서 경제에 대한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응답자는 "원론적인 지식 교육보다 소액부터 잘 융통하며 분산투자하는 습관을 다질 수 있는 실용적인 교육이 중점적으로 제공되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특히 "젊은 나이에 50억, 100억을 번 신화적 사례를 조명하기보다는 소득이 작았던 시절부터 유지했던 습관을 바탕으로 안정된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사례들을 더욱 충분히 공유하고 수용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는 코스피가 사상 첫 3300선을 돌파했던 지난해 6월 교보문고의 베스트셀러 분석을 떠올리게 했는데요. 이에 따르면 그해 상반기 서적 베스트셀러의 20% 이상이 경제관련이었고, 그 중 다수가 투자성공담을 다룬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베스트셀러는 사회의 자화상인 만큼 당시 분위기는 과열 이상이었습니다. '투자 안하면 바보'라는 소리를 듣던 시기, 금융취약층인 청년들의 빚투는 예견된 사태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soho090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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