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부동산부터 과일 경매까지…'큰 돈 번다' 판치는 투자사기

사기·횡령 등 '경제범죄' 2020년 40만건
과일 경매 투자 사기 60대 구속
경찰 "최근 사건 돌려 막기 특징"
지인의 지인으로 '문어발 확장'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 황서율 기자]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불안한 경제 여건을 악용한 '투자 사기'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사기범들은 투자자를 유혹해 단 한 번의 기회로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장담하지만, 실제 경제적으로나 투자 능력이 되지 않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경찰청의 '주요 경제 범죄 발생 현황'에 따르면, 사기·횡령 등 전체 발생 건수는 2020년 43만4698건으로, 처음으로 40만건을 돌파했다. 코로나 이전 수준에는 30만대를 유지했었다. 올해에도 부동산, 코인, 과일 경매사업 등 사기 주체와 내용만 바뀐 채 사기 행각은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코인·과일 경매까지…돌려막기 수법↑

이달에는 부산에서는 한 투자 업체가 다세대주택과 아파트 공매 투자로 1000억원대 사기 행각을 벌인 60대 A 씨 등 관계자 10여명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달 서울 관악경찰서는 과일 경매 사업 투자 사기를 벌인 60대 여성을 구속 송치했다. 올해 5월에는 코인 시세 조종으로 429억원을 편취한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최근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은 돌려막기를 이용한 것이 특징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 강남권의 일선서 경찰은 "처음에는 이자의 일부분을 지급해 피해자를 안심시키며 실제 지급 능력이 되는 것처럼 속이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다른 경찰 역시 "피해자들의 성향을 파악해 이자 수준을 정하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피해자가 자영업자인 경우 돈이 급할 것을 예상해 이자의 100%를 지급한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처음에 지급이 잘되지 않으면 투자자들이 의심해 신고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인 영업을 통해 문어발처럼 사기를 확장해나가기도 했다. 최근 부산에서 일어난 부동산 투자 사기와 서울 관악에서 발생한 과일 경매 사업 역시 지인 2~3명에서 시작했다. 이후 해당 지인들이 친척, 지인들을 끌어모으면서 사기 피해는 더욱 커진 것이다.

경제 불안 시기 사기 범죄 빈번…"法 테두리 내 투자·경찰 적극 수사 중요"

전문가들은 경제 불안 시기에 사기 범죄가 빈번하다며 사전에 철저하게 합법 여부를 따져볼 것을 권유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제가 불안한 시기에 사기 범죄가 자주 발생한다"며 "최대한 공신력 있는 법적 테두리 내에서 조사해서 투자하고, 조금만 의심되더라고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물질과 관련된 풍요로움을 이용해 수단과 형태만 바꿔 사기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경제 범죄에 대한 온정주의적인 시각을 버리고 강력 범죄와 동일하게 적극적으로 수사하고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패재산법의 사기 범죄 유형을 조금 더 늘리고, 가해자의 재산을 몰수해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제도 등을 더욱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윤희근 경찰청장은 취임 후 첫 지시로 '서민 7대 사기 척결'을 선포하기도 했다. 경찰은 투자 등 기타 조직적 사기, 가상자산 등 유사수신사기, 보이스피싱, 전세 사기 등을 척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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